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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영남- '시네마 라운지'윤정헌교수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5/04/15
조회수
787
영남일보위크릴 포유 2005 04 14 [시네마 라운지] 69 식스티 나인 악동들 해프닝으로 본 1969년의 의미 현대판 '내일을 향해 쏘아라' 청년문화의 새로운 비전 제시 무라카미 류의 원작소설을 각색해 재일동포 3세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일본영화 '69 식스티 나인'은 좌파학생운동이 정점을 이뤘던 1969년을 배경으로, 정치적 심각성을 반항적 해프닝으로 조롱하는 고3 학생들의 치기어린 모험심을 조명한 후일담 성장영화이다. 69년 규슈의 서쪽 끝, 나가사키의 사세보북고 3학년생인 켄(쓰마부키 사토시)은 오늘도 평소처럼 청소를 땡땡이 치고 친구인 아다마(안도 마사노부), 이와세(가나이 유타)와 옥상에서 매스게임 연습을 하고 있는 여학생들을 훔쳐보고 있다. "뭔가를 강요당하는 집단은 역겨워…." 아다마의 진지한 말을 듣고 있던 켄은 기다렸다는 듯이 맞장구를 친다. "맞아. 17세 소녀들의 몸에 우중충한 체육복은 안 어울려. 좋아, 그녀들을 해방시키자!"며 영화와 연극, 로큰롤의 종합선물세트인 페스티벌을 개최하자고 한다. 하지만 켄의 선동엔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물론 인생은 즐거워야 한다는 평소 켄의 신조도 한 몫 했지만 북고 최고의 얼짱인 마쓰이 가즈코(오타 리나)를 여주인공으로 영화를 찍어 가까워지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 결국 친구들과 비밀결사 '바사라단'을 결성한 켄은 7월19일 종업식날을 디데이로 학교 옥상을 봉쇄하는 작전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사랑스러운 레이디 제인과 즐거움을 위해 드디어 학교 건물에 내건 플래카드는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결국 바리케이드 봉쇄는 방송국과 신문사를 끌어들이고 경찰이 조사에 나서는 등 일대소동이 되어버리는데. 감독 자신의 말처럼 아메리칸 뉴시네마 '내일을 향해 쏴라(1969)'의 히어로 부치(폴 뉴먼)와 선댄스(로버트 레드퍼드)를 빼닮은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가진 자와 권력에 저항했던 서부시대의 낭만을 대신해 당대 학교 현장의 획일적 경직성에 자조의 시선을 보내며 청년문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좌파학생 투쟁단체 '전공투'의 도쿄대 강당 점거사건, 미 해군 핵항모 엔터프라이즈호의 사세보 입항으로 인한 충돌사태 등 일련의 긴박한 사건이 벌어지고 '여자-패션-요리'가 주화제였으며 야한 프로그램 '11PM'과 주간지 '헤이본 판치'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가치관 혼재의 시대'를 생뚱맞은 문화적 반항으로 풍미했던 일본 고교생들의 치기어린 상상력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가슴에 부메랑이 되어 되꽂힌다. 69의 묘한 뉘앙스와 함께. 윤정헌(경일대 미디어문학과 교수)/sijeongjun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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