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금) 졸업을 앞두고 있는 섬유패션학과 황병기 씨(남·62)의 소회는 남다르다.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에 학사모를 쓴다는 만학의 기쁨도 그렇지만 본인이 경영하는 회사 사정으로 인해 19년 만에야 겨우 졸업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황 씨는 지난 1990년 경일대학교 섬유패션학과에 입학해 첫 학기 등록금만 내고 바로 휴학해야 했었다. 좀 더 내실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경일대학교 섬유패션학과에 진학했는데 하필 그 시기에 회사가 도산위기에 처해 그토록
갈망해왔던 대학공부를 시작과 함께 포기해야할 난관에 봉착했던 것.
하지만 황병기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선 회사경영부터 정상화 시킨 후 15년만인 2005년, 다시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재도전해 이번에 졸업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회사도 종업원 50명에 연매출 1백억 규모의 튼실한 회사로 자리 잡았고 본인도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쓰게 되어 두 마리의 토끼사냥에 성공한 것.
황 씨는 “어떻게 들어간 대학인데 등록금 한번내고 제대로 공부도 못해보고 돌아설 당시에는 마음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며 “회사가 좀 나아지면서 지금 다시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재입학하게 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학생활에 대해서는 “공부가 너무 늦었는지 어두운 눈으로 깨알 같은 전공서적을 볼 때가 제일 힘들었다”며 “학과 교수님들의 배려도 컸지만 당시 대학생이던 두 아들의 도움과 격려가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지난 대학생활을 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