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기업이 손을 맞잡고 창조경제 구현을 선언하면서 대학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교육과 연구의 산실이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산학협력과 창업을 중심으로 한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교육부 역시 산학협력선도육성(LINC)사업과 창업선도대학지원사업 등 정부재정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을 산학협력친화형 창업교육기관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창조경제의 씨앗이 될 기술과 창업아이템들이 경일대학교 창업보육센터(BI)에서 자라나고 있다.
세계 최초 개발한 전문 로봇으로 아파트 외벽에 스토리텔링 도색 로보프린트 박정규 대표는 세계 최초로 무인로봇으로 건물 외벽을 도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75미터 높이의 로봇을 원격으로 제어해 아파트 등 건물 외벽 도색 프린트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인력작업으로 인한 추락사고와 비용 절감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첨단 융합기술이다. 로보프린트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창업자금을 지원받았고 국내 특허 4건 획득에 지금은 중국 등 해외국제특허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와 연계해 소규모 공동주택의 주거환경 개선과 도시경관 발전을 동시에 꾀하는 '소규모 공동주택 디자인 고급화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집안 위생, 클린 톡이 책임 지겠습니다” 김남주 킴스리빙 대표는 가정용 복합 살균 소독기 ‘클린톡(Clean Tok)’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장염을 달고 사는 자녀를 둔 주부로서 위생시설을 갖춘 학교나 음식점 보다 더 지저분한 곳이 집안의 주방이라는 데서 착안해, 초음파 히팅플레이트(발열접시)를 기술적 기반으로 가정 내 모든 제품을 살균·소독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매일 같이 주방기기를 삶기는 매우 번거로운 일 중 하나, 이에 그는 유아용품 살균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정 및 스팀, 저온, 고온, 자외선 살균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클린 톡’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낭비되는 대기전력, 꽉 잡았습니다 유텍 김영락 대표는 매년 가정에서 월 3만5천원, 국가전체로는 매년 5천억 원의 낭비전력이 발생하는 것에서 착안해 대기전력 차단시스템을 개발했다. ‘모바일융합 원격전원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이를 설치하면 대기전력의 원천적 차단이 가능하다. 기존 유사 제품과는 달리 와이파이 모듈을 사용해 설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격으로 전원을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제조설비 분야의 기업에서 기계의 예열단계를 수작업으로 할 필요가 없어 불필요한 인력낭비까지 덤으로 줄일 수 있다.
창조경제는 ICT의 전유물? 이외에도 신체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쿨링스프레이와 콩나물 뿌리에서 추출한 무기질이 함유된 쿠키,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이겨낸 브런치 전문점 등 경일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며 다양하다.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에 쏠리고 있지만 경일대학교 창업보육센터는 엉뚱한 상상력에서 시작된 창업아이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30여 개의 입주업체가 생활제품에서 첨단기술이 총망라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제품 제작터부터 제품촬영스튜디오까지 전폭적 지원 창업명문으로 손꼽히는 경일대학교에는 창업자들을 위한 이색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시제품 제작터인 아이디어발전소 ‘I Make’가 그 곳으로, 예비창업자를 위한 네트워크 공간이자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공간, 아이디어가 거래되는 공간이다. 제작터에는 3D프린터, 쾌속조형기, 레이저컷팅기, CNC조각기, 디지털프린터 등과 같은 장비를 갖추고 창업자 또는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표현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만 3D프린터 활용교육을 10회 개최했으며 시제품 설계능력 향상을 위한 3D CAD교육이 진행되었다. 또한 월 평균 15건의 시제품 제작이 이뤄지고 있으며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시제품제작 지원 사업을 올해 처음 실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일대학교 산업디자인전공 학생들이 이곳을 통한 시제품 제작 경험으로 일본의 유명 전시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으며 산학협력 엑스포의 창인발굴 오디션에서는 경일대 학생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일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들이 기술자문과 멘토 역할을 수행해 입주업체와 (예비)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내년에는 시제품 제작터에 제품촬영을 위한 디지털 스튜디오도 구축된다. 사진영상학과, 디자인학부와 연계해 전공 재학생들이 스튜디오를 운영할 예정이다.
산학협력과 창업이 융합하면 창조경제가 된다 경일대학교는 지난 10월 산학협동재단이 발표한 ‘기업 관점에서 본 산학협력 최우수대학’에 선정되었다. 또한 경북지역 거점 창업선도대학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LINC)사업 선정,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 선정, 11년 연속 최우수창업보육센터 등 산학협력과 창업 분야에서 눈부신 실적을 거두었다. 지방대학의 한계를 딛고 이뤄낸 성과를 토대로 이제는 창조경제의 씨앗이 될 창업기업과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멀리 있지 않다. 기술과 기술이 융합하고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으로 밀어주고 끌어준다면 지역대학과 (예비)창업자들이 창조경제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나가는 첨병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