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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윤정헌의 시네마라운지] 방콕 데인저러스

작성자
이언경
작성일
2008/09/19
조회수
684
[영남일보] 2008/09/19 미국·태국·홍콩 등 글로벌 캐스팅이 원작과 큰 차별 태국 출신 쌍둥이 감독 팽 브러더스(옥사이드와 대니)가 연출한 '방콕 데인저러스'(Bangkok Dangerous)는 뒷골목 청춘의 절망적 자화상을 현란한 액션으로 그려냈던 자신들의 데뷔작(1999)을 할리우드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이미 셀룰러 메모리(각막이식에 따른 착란 현상)를 소재로 한 공포 영화 '디 아이'를 할리우드에 이식시켰던 이 쌍둥이 형제는 이번엔 리메이크판마저 자신들이 직접 연출함으로써 동양 원작의 서구화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문화적 괴리와 그로 인한 생경한 영화 감상'의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용병 출신의 프로 킬러 조(니컬러스 케이지)는 태국 암흑가, 수랏의 의뢰를 받고 범죄와 환락으로 가득 찬 도시 방콕에 간다. 방콕을 움직이는 4명의 권력자를 암살하기 위해 소매치기인 콩(샤크릿 얌남)을 고용한 그는 콩의 도움으로 임무를 한 단계씩 완수해나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을 고용했던 수랏이 오히려 그를 살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극적 긴장이 고조되고, 여기에 방콕에서 만난 현지 여자 폰(양채니)과의 사랑이 곁가지로 붙으면서 영화는 액션 멜로의 통과제의를 답습한다. 작품의 소재적 공간, 특히 동서양을 달리 하는 리메이크(개작)의 경우엔 동일한 뼈대를 가진 스토리라도 그 지역 혹은 나라의 생활 습속에 맞게 어떻게 새롭게 터치하는가 하는 것이 흥행의 주된 관건이 된다. 청각장애의 살인 청부업자와 그의 조수가 나누는 우정에 근원한 태국식 누아르를 백인 남성의 타이틀롤로 치환하면서 영화 속 캐릭터와 그들의 삶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스토리의 플롯을 간소화했으며, 원작보다 업그레이드된 액션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담노엔 사두악 수상 시장'에서의 숨막히는 추격신에 정성을 쏟았다. 특히 니컬러스 케이지 외에 샤크릿 얌냠(태국), 양채니(홍콩) 등의 글로벌 캐스팅은 불교적인 문화와 현대 도시의 모던함을 동시에 갖춘 방콕의 환상적인 조형미와 함께 이 영화에 원작과의 차별성을 부여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조, 콩, 폰 등 원작의 캐릭터를 퍼즐자락처럼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공허한 이질감'은 단순히 청각장애가 콩에서 폰으로 전이되었다는 '각색적 변개' 이상의 떨떠름함으로 다가온다. 윤정헌<경일대 교육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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