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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윤정헌의 시네마라운지] 월-E

작성자
이언경
작성일
2008/09/05
조회수
668
[영남일보] 2008/09/05 일방통행식 과학기술의 위험성 적나라하게 풍자 애니메이션의 세계적 명가, 디즈니 픽사의 신작 '월-E〈Wall-E〉'는 '우주에 남겨진 가장 인간적인 존재가 결국은 하나의 기계'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오늘을 사는 우리 인간과 외계의 관계를 규정한다. 실사영화의 리얼리티에 미치진 못하지만 기발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짜릿하고 감동적으로 전해준다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은 탁월한 강점을 가지는데 월-E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서기 2810년, 인류가 모두 떠난 공동(空洞)의 혹성 지구에 홀로 남은 너무나 인간적인 월-E (WALL-E: 지구 폐기물 수거·처리용 로봇)의 러브 스토리이면서 공상 과학 영화인 동시에 로맨틱 코미디이기도 한 이 영화에는 고도로 응축된 계몽성이 눈길을 끈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물고기의 감정과 퍼스낼리티를 그렸던 앤드루 스탠튼 감독은 이번엔 인간이 만든 로봇의 모험적 여정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 비정함과 일방통행식 과학기술의 위험성에 대해 통렬히 풍자한다. 영화는 앞으로 도래할 미래사회는 인간만의 독점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이 망라된 우주만물의 화합된 세계여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제작의도를 반영하듯 등장인물의 애펠레이션(appellation;命名)도 흥미롭다. 월-E의 연인인 이브(Eve)는 '외계 식물 탐사용 기계(Extra-terrestrial Vegetation Evaluator)' 약호이고, 우주정거장 청소로봇 모(M-O)는 '미생물 박멸 로봇(Microbe Obliterator)'에서 온 것이다. 진중한 메시지 못지 않게 애니메이션 특유의 톡톡 튀는 순발력도 예사롭지 않다. 월-E의 환상적인 모험에 동반하는 애완용 바퀴벌레들과 용맹스럽지만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사회 부적응 로봇 군단의 조합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영화의 스토리라인에 완급을 조절해준다. 특히 '모던 타임즈' '에이리언스타워즈' 등 고전영화 실루엣이 넘쳐나는 장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미래사회에서 예견되는 '인간성과 테크놀로지와의 갈등'에서의 바람직한 해법을 은근 슬쩍 제시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때 늦은 관람을 마치고 극장을 나서니 그믐달의 그윽한 미소 속에 월-E의 순박한 표정이 되살아난다. 실사영화와는 또 다른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윤정헌<경일대 교육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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