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독자마당] 디지털시대 정보 대량·과잉유통 인한 '뉴스편식'심각
- 작성자
- 이언경
- 작성일
- 2008/07/09
- 조회수
- 745
[영남일보] 2008/07/09
세상과 통하는 '균형잡힌 눈' 신문을 펼치자
신문은 최신의 정보를 매개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유용한 매체다. 과거엔 신문지가 고기를 구울 때 버너 밑에서 기름을 흡수하고 주변을 더럽히지 않도록 해주고, 또한 이런저런 오물을 처리하는 데 정말 유용하게 쓰인다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니 자연 신문의 용도가 원래 그런 것이려니 무심코 넘겼을 뿐 그 가치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전공 수업 덕분에 신문을 제대로 읽고 파고들 기회가 생겼다. 수업은 NIE(newspaper in education)교육론. 신문에 대한 이해와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실습 위주로 진행됐다. NIE 교육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신문을 정독해야 했다. 난생 처음으로 신문을 꼼꼼히 읽기 시작했고, 이내 영상매체시대에 뒤처진다고 생각했던 지면에는 다양한 세계가 공존했다. 기사는 잘 정돈돼 있고, 사진과 칼럼도 영상 매체와는 달리 생각할 여유를 갖게 해주었다.
그 뿐만 아니라, 폭넓고 다양한 시각을 열어주는 신문의 여러 장점은 기사 속에서 갖가지 질문을 유추해내고 그 해답을 논술하게 함으로써, 닫혀 있던 사고방식을여는 한편, 알토란 같은 지식을 쌓는 교육이 가능했다. 알고 보니 문장 작법, 논술, 창의적 사고 능력까지 신문 속에 고스란히 다 담겨 있었던 것이다.
신문의 이와 같은 효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따분하다는 이유로 신문을 기피한다. 나 역시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생각이 바뀌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NIE 교육을 시행하는 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니, 머지않아 신문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는 확산되리라 믿는다.
물가 폭등에 시달리는 요즘, 1만원 남짓의 구독료마저 버겁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돈 들고 시장에 나가봐야 바구니와 식탁만 초라하게 하는 수준이니, 저렴한 가격으로 한 달 내내 고급 정보들을 배부르게 맛보게 하는 건 신문밖에 없는 것 같다. 인공 감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무공해의 싱싱한 정보들, 그 정보의 보고인 신문을 꼼꼼하게 정독하고 나서, 야외에서 맛있는 고기를 먹을 때 버너 밑의 깔개로 사용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이혜진(경일대 문화콘텐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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