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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수요칼럼] 위기 담론의 긍정적 포용

작성자
이언경
작성일
2008/05/07
조회수
678
[영남일보] 2008/05/07 실용주의로 사회전반에 상당한 위기의식 팽배 위기타개 위해 원인분석과 열린 정책 수립이 절실 지금 우리 사회 전면에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학교 교육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자율화'의 기본 노선은 잘못된 방향이 아니다. 제대로 초석을 놓은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신자유주의나 실용주의와 손을 잡고 경쟁적 효율성으로 구체화되면서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굵직한 사회적 이슈와 만나면서 사회 전체의 위기적 국면을 초래하고 있다. 영어몰입교육이 없었던 것으로 되었으나 일선에서는 그 바람이 아직 그대로다. 학교 '자율화' 방침 발표 이후 자율의 단맛은 다 빠지고, 일부이긴 하지만 학교가 학원의 새로운 전선이 되어가는 실정이다. 우열반 편성, 0교시, 심야보충수업과 같은 제도가 현재의 정황으로 보아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상당한 마찰과 갈등을 불러올 것으로 짐작된다. 국민에게 피해를 주거나 잘못되려고 정책을 펼 리가 어디 있겠는가.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했기에 새로운 전환을 모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중하고 신중해야 했다.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었고,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와 현장 교육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해야 했다. 여기서 영국의 저널리스트 닉 데이비스의 '위기의 학교'를 읽어보자. 이 책은 우리가 처한 위기적 국면을 선명하게 비춰줄 거울이 되고도 남는다. 저자는 영국 공교육 위기의 핵심적인 원인을 '빈곤'에서 찾았다. 학업 성취도 차이는 90%가 학생의 빈곤, 성별, 출석률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고질적인 계층 간의 격차, 지역 간의 불평등, 재정 부족이 학교의 황폐화를 가져왔다고 보았다. 그런데 교육 관료들은 이러한 현안을 충분히 파악하지도 못했으며, 파악했다 하더라도 정치적인 영향을 감당할 능력 부족으로 미봉책으로 일관했다. 정부는 교육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시장화 전략을 공교육에 도입했으나 결과는 교육현장을 더욱 비교육적으로만들고 말았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장 논리를 도입한 것이 공교육의 위기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비록 영국이 우리와 사회문화적인 차이가 크다 할지라도, 현재 우리 교육이 당면한 문제적 현실을 살펴볼 때,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충분하다. 교육 문제는 사회경제 문제고, 사회문화적인 의식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교육문제로만 가두어놓고 해결책을 강구해도 악순환만이 되풀이된다. 극심한 경제적 양극화로 대다수 국민이 소외감을 느끼는데, 거기에다가 교육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사회적 공익성이 배제된 규제 해제와 자율화가 가져올 결과를 재검토해야 한다. 누구나 자기가 발붙이고 있는 시대를 '위기'라고 진단한다. 의학 용어로서 위기(crisis)는 병세의 진행이 그 지점에서 회복으로 이르든 죽음으로 이르든 결정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전환점을 가리킨다. 병세를 누그러뜨리고 정상으로 되돌아가려면 반드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아니면 파멸에 이른다. 사람들은 언제나 유토피아를 꿈꾸며 현실 불만족을 날카로운 언어로 드러내곤 한다. 더러 감성적 편향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날카로운 칼날은 환부를 도려내는 메스 역할을 한다. 원래 '비평(criticism)'의 어원은 'crisis'이다. 비판적 담론은 단순한 불평이나 투정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위기 국면을 타개하려는 적극적인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현실의 위기 인식은 사실적 국면에서 근거하는 수도 있고,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변화를 갈망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후자일 때는 정치적 포즈만으로도 효력이 있으나, 전자일 때는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가시적인 정책 수정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들끓는 위기 담론을 긍정적으로 포용하는 열린 정책의 수립이 절실하다. 김성동 경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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