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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윤정헌의 시네마라운지] 비투스

작성자
이언경
작성일
2008/04/25
조회수
764
[영남일보] 2008/04/25 허무해보일 수도 있지만 누구나 가진 '일탈의 꿈' 천재소년 통해 대리만족 그림형제와 안데르센의 숨결이 느껴지는 게르만 동화의 상상력이 스위스로부터 날아들었다. 12세 소년이 항공기를 몰고 창공으로 비상하는 영화 첫 장면은 당돌하고 일견 허무하기조차 하지만, 어른들의 속박으로부터 자유와 꿈을 쟁취하려는 신동(神童)의 몸부림을 상징하는 것으론 제격이다. 영화 '비투스'는 현실에 발 닿고 살아가지만 항상 그 현실로부터 일탈하고 싶은 우리 모두의 꿈과 환영(幻影)을 천재 소년 비투스에 의탁해 그려내고 있다. 5세에 이미 천재적 음악성을 드러낸 비투스(파브리지오 볼자니)는 남다른 언행으로 부모와 주변의 촉망을 한 몸에 받는다. 그러나 12세에 초등학교를 월반한 비투스(테오 게오르규)는 '신통함'과 '경외감'으로 포장된 세상의 시선에 염증을 느끼고 진정한 자아를 찾고 향유하기 위해 몸부림치게 된다. 타인 시선에 의해 왜곡된 천재의 삶에서 벗어나 '보통 아이'의 '평범함'을 맛보려는 비투스의 꿈은 아들 일가와 외따로 살며 인간적 순박함을 유지하는 괴짜 할아버지(브루노 간츠)와의 소통을 통해 점진적으로 실현된다. 천재 손자의 고적함을 채워주는 할아버지의 정갈한 영혼이 비투스의 맑은 눈망울과 합일되는 화면 끝자락엔 국내 최초로 개봉되는 스위스 영화의 투박하면서도 순정한 실루엣이 마구마구 넘쳐난다. 어렵게 마련한 피아노 대가와의 오디션 자리를 의도된 방자함으로 망쳐버리고, 비오는 밤에 박쥐 날개를 타고 비상하다 중상을 입은 비투스는 자신의 비범함을 은닉하는 수단을 얻게 된다. 비범한 영웅의 좌절과 부활을 그리는 로맨스(Romance) 전통을 따르는 영화의 이후 줄거리는 예정된 대반전을 향해 다급하게 나아간다. 천재아들의 몰락에 생의 의욕을 상실한 어머니, 잘 나가던 직장에서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아버지, 그리고 재정난에 봉착한 할아버지,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해준 이들을 위해 비투스는 대반격을 도모한다. 주식투자를 통해 아버지를 회사의 CEO로 복귀시키는가 하면, 할아버지는 비행시뮬레이터와 자가용 비행기를 가질만한 거부가 되게 한다. 기성의 아동영재 영화와는 달리 성인의 조숙한 시각을 무리하게 이식시킨 듯한 부조화가 거슬리지만, 실제로 피아노 신동인 두 아역(5세 역;볼자니, 12세 역; 게오르규)의 영롱한 눈매가 이를 상쇄시켜 그나마 다행이다. 윤정헌(경일대 교육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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