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동아일보] “50代 대학 새내기… 공부도 일심동체”
- 작성자
- 장규하
- 작성일
- 2007/12/26
- 조회수
- 585
2007/12/25
“좀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대학생이 되니까 기분은 좋네요.”
초등학교만 졸업한 50대 부부가 검정고시를 거쳐 같은 대학에 나란히 합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 경산시에 있는 경일대 부동산지적학과와 경영학과에 합격한 이동철(55·경북 영천시 야사동) 이연옥(53) 씨 부부.
이들은 9월 수시모집에서 이 대학에 합격해 며칠 전 등록절차를 마쳤다.
24일 부인 이 씨는 “신문에 날 일이 아닌데…”라며 겸손해 하면서도 내년 3월 ‘새내기 대학생’이 되는 데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천 출신인 이 부부는 초등학교 졸업 후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더 다니지 못했다. 1980년 중매로 결혼한 뒤 이들은 영천에서 신발가게를 하며 1남 1녀를 키웠다.
딸 은영(27) 씨는 경남대를 졸업하고 영천의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아들 병진(24) 씨는 영남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남편 이 씨는 “결혼 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면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니까 우리도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올해 1월 함께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해 올여름 고졸검정고시를 통과했다.
부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학원에서 공부한 뒤 가게로 돌아와 함께 일을 하고 다시 밤늦게까지 공부했다.
대학 전공은 두 사람의 평소 관심사에 따라 결정했다.
부인 이 씨는 “경영학을 공부하면 신발가게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일대 측은 이 씨 부부에게 복지장학금을 지급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계획이다.
남편 이 씨는 “아들뻘인 학생들과 대학생활을 한다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공부만큼은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인 이 씨는 “혼자 공부하라면 못했을 것”이라며 “옆에서 격려해 주는 남편 덕분에 대학생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이권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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