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매일신문] 인재가 경쟁력 좌우…지역 인적자원 개발 서두르자
- 작성자
- 장규하
- 작성일
- 2007/10/04
- 조회수
- 640
2007/10/04
사회:박병선 매일신문 기획탐사팀장
토론:이효수 대구경북 고용인적자원포럼 대표(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김영철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김종웅 대구한의대 유통경제학부 교수/ 남병탁 경일대 관광비즈니스학과 교수/ 문계완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사회:매일신문은 지난 7월부터 대구경북고용인적자원포럼과 공동으로 '일자리를 만들자.'는 시리즈를 진행해왔다. 이 시리즈를 평가한다면?
▷김영철:일자리 창출과 인적자원개발은 지역의 합의를 이끌어내야하는 중요한 주제다. 그 방향성을 지역 사회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문계완:지역에서 이뤄지는 활동들이 관(官) 주도로 진행돼 효율성을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전문가는 물론이고 시민 등이 관심을 갖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효수:많은 사람들이 지역 노동시장의 실상과 일자리창출 노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 이제는 지자체나 전문가들이 지역민들에게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비전을 보여야할 때다. 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의 힘을 결집시키는 데 언론이 역할을 해달라.
-사회: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정책적 대안은 무엇인가. 또 지역 리더그룹이 해야할 일은 뭔가?
▷문계완:대구·경북지역은 건물 짓고, 단지를 조성하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산업시대 마인드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다. 우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섹터카운설(Sector Council·산업별 인적자원개발 협의체) 활성화가 중요하다. 산업별, 공단별로 흩어진 지식을 모으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보수성을 떨어내고 지식을 공유해야한다는 사회문화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김영철:위기감을 제대로 느껴야 탈출이 가능하다. 우선 지자체가 리더십을 발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인식부터 가져야한다. 행정역량을 보다 더 투입해야한다.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행정조직을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해야한다.
▷김종웅:리더의 수단은 사람과 재정이다. 관리중심의 행정조직을 창조적이고 규모 프로젝트 단위로 재편해야한다. 이제는 사람이 경쟁력인 시대가 됐다. 인적개발 논의는 많지만 투자가 미흡하다. 예산 대부분이 도로 건설 같은 하드웨어 부분이다. 인재육성과 인적수준을 높이는 데 더 과감해야한다.
▷이효수:산업사회 패러다임(paradigm·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으론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식기반사회의 일자리 창출은 산업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정부는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대학은 지식과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한다. 기업은 산학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뤄낼 기업풍토를 만들어야한다. 노동조합은 학습조직의 주도적 역할을 하며 조합원의 직업능력개발에 앞장서야한다.
-사회:대구·경북 경제통합이 낮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대구-구미 간 경제적 문화생활적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김영철:대구·경북 경제통합 논의는 노동시장이 통합됐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구미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곧 대구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과 직결된다. 구미의 제조업이 줄어들면 대구의 소비가 줄어든다. 거꾸로 대구가 사업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구미는 생산단지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런 인식이 없다 보니 대구시와 경북도가 벌이는 사업마다 잡음들이 나오고 있다.
▷김종웅:세계는 이미 권역별 경쟁체제로 가고 있다. 이런 때에 대구 따로, 경북 따로가 무슨 의미가 있나. 권역화 경쟁력이 출발점이다. 현재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도 사업의 협력도 부분적으로만 이뤄져 지역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지능형자동차와 경북의 소재산업, 대구의 건강과 경북의 바이오 밸리 등은 관련부분이 많다. 이런 사업들을 함께 해갈 때 시너지 효과가 크다. 계획 단계부터 공동 기획해야한다.
▷문계완:대구·경북의 대규모 사업들이 경제논리가 아니라 행정구역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달성에 추진되는 테크노폴리스 경우 구미-대구-포항의 공동지역이 있는데 뚝 떨어져 있어 효율성이 낮다. 혁신 클러스터에 대한 성공의 키는 집적성인데 거리가 멀어 정보교류 비용이 늘 수밖에 없다. 협력보다는 자체 생존에 집중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협력체계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이효수:서로 다른 시스템 속에서 통합·협력을 이뤄내려면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구시가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면서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월역에서 끊어버렸다. 경산까지 3.2㎞만 연장하면 1일 4만 명이 경제효과를 보는데도 경제 마인드로 접근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수도권 집중화가 심각한 때에 지역 경제권을 형성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수도권에 빨려들어간다. 우선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고, 나아가 영남권 전체의 통합 작업을 해야한다.
-사회:지역의 활로는 인적자원개발뿐이라는 데 공감하지만 현재와 같은 지역 분위기·환경에서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는가?
▷김영철:체계적으로 인적개발을 하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인적개발을 하려면 조례가 필요하고, 재원도 마련돼야한다.
▷문계완:지역 기업에서 교육, 인적개발, 조직훈련이 더 많아져야 하고 여건들이 형성돼야한다. 결국 기업이 살아나야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인력 개발도 이뤄진다.
▷남병탁:대구가 국제지식산업도시를 표방한다면 국제접근성을 높이는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학교, 기업에서 해외로 나아가기 위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작업이 중요하고 지역에서 바로 뉴욕, 프랑크푸르트 등과 연결되는 영남권신공항도 필요하다.
▷김종웅:유능한 인재가 지역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의식을 가져야한다. 인재공급 기관인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학점교류, 공동 취업센터 역할을 하는 교토컨소시엄 같은 대학컨소시엄이 빨리 만들어져야한다.
▷이효수:인적자원 개발과 관련해 정부 부처들의 예산이 개별적으로 내려와 소규모 분산투자에 머물러 있다. 일관성 있는 계획도 없다. 몇 개월 과정의 강좌로 우수 인력을 키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지역이 주체가 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잇는 거버넌스(Governance·협치)구축이 시급하다.
정리: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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