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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영남일보] 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작성자
장규하
작성일
2007/08/31
조회수
824
2007/08/31 또 하나의 세상사 엿보기 '코미디 고현학' 진수 선사 TV 시리즈 '미스터 빈'을 통해 세계를 평정한 영국 출신의 슬랩스틱 코미디언 로완 앳킨슨(Rowan Atkinson)이 또 다시 은막 나들이에 나섰다. 이미 로완 앳킨슨과 3번(1994년작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1997년작 '빈', 2003년작 '러브 액츄얼리')이나 호흡을 맞췄던 옥스퍼드 동창 '리처드 커티스'가 제작 총지휘를 맡은 이번 영화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는 고현학의 은유방식을 로드무비에 담아낸 코미디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고현학(考現學)'이란 옛 유물을 고찰하는 '고고학(考古學)'의 반대말로, 문자 그대로 현재의 현상적 실체를 고찰하는 학문을 말한다. 영화는 칸으로 가는 여행권과 캠코더를 경품으로 쟁취한 미스터 빈이 목적지로 향하는 로드무비의 여정을 통해 그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엿보는 기발함을 선사하고 있다. 고현학의 방식은 원래 산업화·도시화가 절정에 이르렀던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에서, 급격히 근대화되는 외부 현실을 물상적으로 포착함으로써 역설적 자아탐구로 나아갔던 은유의 한 패턴이다. 유로스타, 테제베 등 첨단의 탑승수단을 통해 섬(영국)에서 대륙(프랑스)으로 이동하는 미스터 빈의 손에 들려진 캠코더는 그 어떤 고난의 순간에도 멈춤 없이, 양안(兩岸) 사이의 여정에서 펼쳐지는 현대 유럽의 만물상과 인정세태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캠코더 촬영과정에서,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초빙된 러시아 영화인 부자(父子)를 이산가족으로 만든 후, 러시아 소년의 대책 없는 보호자가 되는가 하면 프랑스 단역 여배우 사빈느(에마 드 칸니스)의 차에 동승해 칸으로 향하는 도정에선 러시아 소년 납치범으로 TV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렇듯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3나라(영국·러시아·프랑스), 3사람(미스터빈·소년·여배우)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로완 앳킨슨 특유의 '역설적 캐릭터'와 '예측불허의 설정'에 힘입어 관객에게 오락영화의 향유감을 만끽하게 한다. 그러나 캠코더 촬영장면이 매개가 된 칸 영화제 시사회장에서의 '에필로그적 해프닝'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인간본질의 탐구'란 고현학적 메시지의 표출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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