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매일신문] 문화콘텐츠 필수 아이콘 '스토리텔링'
- 작성자
- 장규하
- 작성일
- 2007/08/27
- 조회수
- 869
2007/08/25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 조앤 K.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 '반지의 제왕', 리니지게임…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런 영화와 드라마, 게임, 소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선가 최근 들어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가 결성됐고 대학교에 관련학과도 속속 개설되고 있다. 강원대학교는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예창작과를 '스토리텔링학과'로 개편했다. 대구의 경일대학교도 이에 앞선 2005년 미디어문학과를 '교육문화콘텐츠학과'로 바꿨다.
스토리텔링은 '경영손자병법'과 같은 딱딱한 경영지침서도 읽기 쉬운 소설로 탈바꿈시키기도 하고 각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하긴 기업마케팅에서도 상품을 직접적으로 광고하는 것보다 이야기를 파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인기다.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대에 스토리텔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경희대 최혜실 교수는 "스토리텔링은 문화기술(CT)과 결합하면서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광고, 디자인, 홈쇼핑, 테마파크, 스포츠 등의 장르를 아우르는 상위범주가 됐다."고 말했다.
◆성공한 스토리텔링
영화 '디워'에 대한 논란의 핵심도 스토리텔링이다. 잘 짜여졌든 아니든 간에 '디워'는 다른 'B급 괴수영화'에 비해서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디워가 선택한 500년마다 용으로 승천하는 이무기의 전설은 서양에는 없다. 그래선가 어설퍼보이기도 하지만 디워는 이무기와 윤회라는 한국의 문화코드를 서구문화와 접목한 스토리텔링차원에서 평가해볼 만하다.
경일대 교육문화콘텐츠학과 박규홍 교수는 '해리포터시리즈'를 스토리텔링의 가장 커다란 성공작으로 꼽았다. "'해리포터'는 6부까지만 하더라도 3억 2천500만 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했고 7부를 더한다면 4억 부에 육박할 것이며 매출액만 3조 원에 이르며 해리포터가 만들어 낸 부가가치는 300조에 이른다." 서양에서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던 마법사이야기가 조앤 K. 롤링의 손을 거쳐 디지털시대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스토리텔링작업 없이는 성공은커녕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오는 9월 7일부터 열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토우대장 차차'라는 3D입체영화를 볼 수 있다. 말을 탄 인물의 모습을 흙으로 구워 만든 국보 제91호 '도제기마인물상(陶製騎馬人物像)'이 '차차'라는 무사로 부활,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펼쳐나가는 내용이다.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기마인물상이 영화로 부활하는 것, 이것이 디지털스토리텔링이다. 지난 2003년 엑스포 때의 '화랑영웅 기파랑전'에 이어 이화여대 이인화 교수가 디지털스토리텔링을 맡았다.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처럼 문화콘텐츠산업전반을 아우르는 아이콘이 되었을까. 스토리텔링은 스토리와 텔링의 합성어로 '이야기하기'다. 스토리텔링은 신화나 전설 등을 그냥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구조를 갖춘 이야기로 풀어주는 작업이다. 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인화 교수는 "디지털스토리텔링은 네트워크화된 컴퓨터환경에서 디지털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스토리텔링이다."며 "넓게 보면 디지털기술을 표현수단이나 매체환경으로 받아들인 스토리텔링은 모두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의 시나리오, 소설의 시놉시스, 게임의 서사구조 이런 모든 것들이 스토리텔링이다.
정치에서도 스토리텔링작업이 성행한다.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샐러리맨 성공신화나 청계천 개발 뒷이야기 등이 스토리텔링을 거쳐 일반인에게 전달됐다.
소현세자의 부인 강씨의 파란만장한 생애도 스토리텔링을 거쳐 '강빈'이라는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형 창조전략'이라는 어려운 경영지침서는 스토리텔링디렉터 김현수(33) 씨의 손을 거쳐 '12개의 전략메모'라는 소설로 재탄생했다. 만화스토리작가였던 김 씨는 "어려운 경제경영서를 평범한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내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목표였다."면서 "출판사와 나 모두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원작자가 있지만 이 책은 김 씨가 새롭게 쓴 소설이다. 그러나 그는 '스토리텔링디렉터'로 이름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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