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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영남일보] 굿 세퍼드 [윤정현의 시네마 라운지]

작성자
장규하
작성일
2007/04/30
조회수
479
2007/04/27 가족사와 맞바꾼 한 남자의'첩보인생'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성격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메가폰을 잡은 '굿 세퍼드'에는 절제된 침묵의 미학이 유난히 돋보인다.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백인 앵글로색슨의 신교도)에 예일대학의 비밀 엘리트 결사(Skull Bones) 출신인 에드워드 윌슨(맷 데이먼)을 내세워 CIA(미국 중앙정보국)의 영욕의 세월을 극히 건조한 시선으로 조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1년 4월, 카스트로 정권 붕괴를 위한 CIA의 쿠바침공작전이 내부 첩자의 정보유출로 실패하자 당국은 용의자 색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데, 이때 CIA 핵심간부 윌슨 앞으로 익명의 녹음테이프와 사진이 배달된다. 영화는 이 단서를 빌미로 내부첩자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CIA의 감식과정에 윌슨이 CIA에 발을 들이게 되는 전사적 배경을 플래시 백(Flash back)으로 삽입함으로써 격자형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의 신뢰'를 강조하며 자살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 엘리트 청년의 성취감에서 비롯된 예일대학 비밀서클 가입과 이어진 OSS(미 육군 정보전략처;CIA의 전신)와의 인연, 하룻밤 정사의 의무감에서 비롯된 동창생의 여동생 마가렛(안젤리나 졸리)과의 결혼, CIA 창설멤버 발탁과 조직내의 승승장구, 조직에 충성하며 소원해지는 가족관계 등 일련의 윌슨 개인사가 거대한 정보조직의 음영 속에서 몽타주된다. 60년대 당시로선 최첨단의 감식장비를 동원한 CIA의 노력이 '내부첩자의 베일'을 벗기는 절정에 이르러 갈수록, 윌슨의 과거를 추적해 온 플래시백의 영상은 신기루 같은 국가권력의 이데올로기에 최면되어 온 한 백인 엘리트의 허황된 집착과 좌절감을 피사하는데 주력한다. 영화의 제목이 암시하는 바처럼 '굿 세퍼드(훌륭한 목자)'가 되고자 했던 윌슨의 꿈이 음산한 그림자 속에 침잠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던 첩보원의 직업병 탓이기도 하지만 동서 냉전구도의 희생양이 되어 가장 기본적인 가족관계마저 유기해버린 그 자신의 비정한 집념에서 기인한 것이다. 내부첩자가 밝혀지고 며느리감마저 희생시켜야 하는 충격의 반전 속에, CIA 수뇌급으로 부상한 윌슨이 그가 관할하게 될 조직내 사무실 구역을 무표정하게 응시하는 눈빛엔 '외로운 목자'의 허탈감만이 가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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