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영남일보] 경일대 총학 '루게릭병 김태일 부부 돕기' 나서
- 작성자
- 장규하
- 작성일
- 2007/04/09
- 조회수
- 553
2007/04/07
투병 동문에게 희망을…
"요즘 들어 영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러다 영영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사랑하는 자기야! 정말 미안해. 나 만나 마음 고생이 얼마나 컸을까. 훗날 저승에서 다시 만난다면 진정으로 사랑하리라."
2년째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김태일씨(39)가 아내 배금주씨(34)를 위해 6개월에 걸쳐 휴대폰 문자로 한 자 한 자 힘겹게 작성한 유서다.
6일 경일대 학생회관 휴게식당에서는 이 대학 출신인 김태일씨 부부를 돕기 위한 총학생회의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김태일·배금주 동문 돕기 일일 호프'를 마련한 것. 이날 밤 9시까지 계속된 행사에는 김성동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학생 등 300여명이 다녀갔으며, 모금된 성금 전액은 배씨에게 전달됐다. 이에 앞서 경일대 총동창회(회장 남기수)도 지난 2월부터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승연 총학생회장은 "선배님 부부의 사연을 접하고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없었다"며 "더 큰 도움이 돼 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며 앞으로도 김씨 부부 돕기 운동을 펴나갈 것을 다짐했다.
학습지 팀장 일을 하던 김씨는 2년 전 어느날 갑자기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고 어깨가 결려 병원을 찾았다가 루게릭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발병후 점차 모든 근육이 마비돼 지금은 눈만 겨우 뜰 수 있는 상태다. 부부간에는 눈으로만 대화를 나누고 있다.
투병 생활이 계속되면서 집까지 팔았으나 한 달 약값만 250만원이나 들어 얼마나 더 투병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1년 전 김씨의 누나마저 루게릭병 판정을 받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경일대 경제학과 동기로, 1998년 졸업과 동시에 결혼해 7세와 5세짜리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루게릭병은 근육이 위축되는 질환으로 발병하게 되면 점차 팔다리와 얼굴 주위의 근육이 마르고 힘이 없어지며, 팔다리를 움직일 때 뻣뻣해진다.
김기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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