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영남일보 - 가을 햇살 속 아름다운 동행
- 작성자
- 강열석
- 작성일
- 2005/10/31
- 조회수
- 1067
가을 햇살 속 아름다운 동행
경일대 산악회원, 재활원 장애인과 산행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30일 경일대 산악회원과 고령 성 요셉재활원 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 비슬산을 오르고 있다.
"온산이 붉게 타오르는 게 말 그대로 만산홍엽(滿山紅葉)이네요. 그렇지만 오늘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산에 오른 장애인들의 얼굴에 피어난 웃음이 더 아름답네요."
30일 정오 대구시 달성군 비슬산 대견사지. 고령 성 요셉재활원 장애인 33명의 손발이 돼 이곳까지 이끌어준 경일대 산악회원과 가족, 자원봉사자 120여명은 가을햇살보다 눈부신 장애인들의 웃음을 보며 아름다운 산행을 함께 한 자신들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올해로 세번째. 2003년 히말라야 가셔브럼 1·2봉을 연속등정한 경일대 산악회원은 자신들의 성공이 주변사람의 도움에 의한 쾌거라는 생각에, 자신들이 받았던 도움을 누군가에게 돌려주기 위해 성 요셉재활원생들의 손을 잡게 됐다.
이날 오전 9시쯤 비슬산 주차장에 도착한 장애인들은 2군사령부 군악대의 우렁찬 환영연주와 함께 산행을 시작했다. 박혜미 성 요셉재활원 사회복지사(여·39)는 "오늘 우리 '복덩이'들이 나들이 나왔다"며 산행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차장에서 대견사지까지 2시간30여분동안 형형색색으로 변해가는 가을산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복덩이들. 대부분이의사표현조차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발달장애인으로 태어났지만 꾸준한 재활치료로 지난 3월 일반학교로 전학해 화제를 모았던 김모세군(10·진월초등 3년)은 "밖에 나오니까 예쁜 단풍도 구경할 수 있어 너무너무 좋다"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김정렬 성 요셉재활원 원장(39)은 "오늘 산행은 말 그대로 아름다운 동행이었다"며 "산악회 회원과 복덩이들이 함께 비슬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함께 가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은혁 경일대 산악회장(55)은 "아이들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내년에는 더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해야겠다"고 화답했다.
이보다 앞서 29일에는 대구 앞산에서 월성종합사회복지관과 수성라이온스클럽이 마련한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만들기! 정다운 사람들의 가을산행'이 열렸다. 낙동강승전기념관에서 앞산약수터까지 3시간동안의 산행에서 250명의 자원봉사자와 150명의 장애인들은 앞산을 올랐다.
윤영휘 수성라이온스 회장은 "오늘과 같은 산행이 확산돼 나갈때 장애인이 살기 편한, 행복한 세상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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