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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경북- '시론' 이해영교수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5/08/12
조회수
1057
경북일보 2005 07 28 [시론]논술시험 유감 이 해 영 <경일대 행정학과 교수> 2005/07/28 아마도 한국에서 대학입시제도 만큼이나 다양하면서도 다급하게 변화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입제도의 근본 문제점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변화되지도 않았고 또 해결되기도 어렵다는 사실이다. 특히 국립 서울대학교가 고등학교 교과목 전 범위에서 통합형논술시험을 시행한다고 하니 대통령도 나사서 논술시험은 안된다고 하면서 정부와 대학들이 서로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다가 교육부 수장이 타협입장에서 고등학교에서 논술을 정규교과목으로 채택해서 학생들에게 교육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되니 대학을 가야 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대통령의 말을 믿어야 할지, 교육부 장관의 말을 들어야 할지, 대학총장이 말하는 논술입시가 곧 시작될지 아리송하면서도 앞길을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 험하고도 어려운 대학가는 길에서 만나는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안쓰럽다. 험로에서 길을 잘 안내할 길 도사나 산신령을 만나면 좋으련만 그저 막막하기만 할 뿐이다. 실제로 현재 중등학교 교육현장에서 볼 때 대입제도 중에서 가장 무리한 제도 중의 하나가 논술이나 심층면접이다. 왜냐하면 논술 또는 심층면접을 학생이나 선생님이 평소에 준비하고 교육할 수 없었던 것을 대학이 입학시험으로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과목을 객관식으로 평가하는 수학능력시험을 학생들이 전심전력으로 준비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객관식과는 전혀 다른 사고나 평가방식을 가진 주관식 기술형의 논문, 즉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거나 또는 자신의 판단과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조직하여 대답하는 면접시험을 치른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연습하고 준비하지 아니했는데도 이것을 테스트한다고 하니 당사자들이나 학부모, 선생님들은 우왕좌왕이고 갈팡질팡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운에 맡긴다, 즉 되는 데로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이 아니고 도박(gambling)이다. 이와중에도 열심히 논술시험과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친구나 친척들이 자식들 걱정에 논술준비에 관해서 가끔씩 문의를 하기도 하지만(필자의 소속대학은 논술시험이 없다) 논술이나 면접의 특성상 하루아침에 성적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와 같이 수능시험을 마치고 짧은 기간동안에 어떠한 방법이나 비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논술이나 면접에서 당락을 판가름 할 만큼의 큰 성적차이를 얻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두달 사이에 합격의 당락이 결정된다고 하니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일이다. 어차피 평소에 준비되지 못한 모든 수험생의 조건이 동일하니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것인데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그들의 비장함은 가상하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논술시험과 면접시험에서 수험생들의 성적분포는 정상분포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차이가 없는 무더기 점수군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무더기 점수군에 포함되지 못한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운을 탓한다. 왜냐하면 운을 믿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학당국들도 논술이나 면접점수에 크게 가중치를 부여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대학에서는 그 비중을 높여서 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사고와 지식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도록 유도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교육여건에서는 수험생들의 학문능력이나 사고능력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짧은 기간에 준비하는 것만 더욱 우왕좌왕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와 집이라는 두 공간에서 한정된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기에 급급했다. 이것을 아무 탈없이 소화해 내는 학생은 우등이고 모범학생이며 나아가 소위 일류대학에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초등학교 아동들의 급식문제에서부터 옛 성현의 사상이나 철학, 소위 유명인사의 소설이나 만화, 컴퓨터범죄 그리고 우주선 발사계획까지를 토의하고 여기에 관하여 글을 쓰라고 하는 것은 안되는 줄 알면서도 하겠다는 밀어붙이기 식의 한국판 교육제도의 한 본보기이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이것을 오래도록 생각하고 그리고 여러 방법의 토론이나 글쓰기를 통해서 연습하고 훈련해도 될까 말까 하는 일을 한두달 사이에 무턱대고 강요하는 것이 현재의 논술시험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와 같은 질곡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마디로 대학입시제도는 교육현실을 가장 충실히 반영하면서 동시에 미래의 교육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원론적이지만 이것이 이정표가 되고 평가기준이 되고 입시정책의 방향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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