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대구- '대구시평' 김관중교수
- 작성자
- 이미경
- 작성일
- 2005/06/28
- 조회수
- 966
대구일보 2005 06 28
오피니언 > 大邱時評
<아저씨 클론 >
클론(clone)의 의미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단일세포 또는 개체로부터 무성적(無性的)인 증식에 의하여 생긴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군 또는 개체군’ 이라고 필자에겐 다소 난해하고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이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클론을 동일하게 복제된 인간이나 동물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단편적으로나마 공상 과학 영화 속에서 무분별하게 복제된 클론의 심각성과 문제점등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또는 과학적으로 복제되는 인간이나 동물만이 클론은 아닐 것이다. 지금 도심 거리에 나가보면 동일한 헤어스타일에 비슷한 복장의 아저씨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읽었던 오빠와 아저씨를 구별하는 법에 따르면, 오빠는 상의를 바지 밖으로 내입는 반면, 아저씨는 상의를 꼭 바지 안으로 구겨 넣어 검은색 벨트로 허리를 질끈 동여맨다는 것이다. 그렇다. 여름 아저씨 패션의 대표적인 드레스 코드가 바로 밝은 색 셔츠에 어두운색 양복바지를 입고, 꼭 벨트를 매고 상의는 바지 안으로 넣어 입는 것이다. 거기에 검정 신사화를 신으면 여름용 아저씨 패션이 완성되며, 동시에 이시대의 아저씨 클론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헤어스타일은 어떠한가? 요즘 들어 국내에 남성 전용 미용실이 유행하여 체인점 형태로 전국에 퍼져 나가고 있다. 미용실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남성 손님들은 헤어스타일에 대한 아무 요구 사항도 말하지 않으며, 미용사 역시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손님에게 묻는 경우는 드물다. 의자에 앉자마자 미용사는 그 유명한 미용기구를 손에 들고 이시대의 완벽한 아저씨 클론을 만들어 낸다. 클론으로 재탄생한 우리 아저씨들은 미용실을 나서며 흡족해 하며 자신이 이시대의 아저씨 클론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동질성을 추구하는 것을 무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직업이나 직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자기만의 개성이나 스타일 추구는 이시대의 성공 전략 중에 하나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김관중(경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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