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대구- 오피니언 김관중광고홍보학과
- 작성자
- 이미경
- 작성일
- 2005/06/22
- 조회수
- 982
대구일보 2005 06 20
大邱時評 -매력적인 공간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뉴욕 맨해튼은 흔히 회색도시의 상징이자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정글이라는 혹평을 달고 있다. 사람들은 불친절 하며 강력 범죄가 만연하고 철저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냉혹한 도시라는 뜻이다. 만일 뉴욕의 맨해튼이 이렇듯 삭막하고 메마른 자본주의 도시의 기능만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도 세계의 지붕이라는 칭호는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맨해튼이 정글처럼 냉혹한 도시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곳은 분명 매력적인 도시 중에 하나이며 그 도시를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시민들을 위해 많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휴식 공간은 파크(park)나 스퀘어(square)라고 불리는데, 예를 들어 센트럴 파크, 브라이언트 파크, 워싱턴 스퀘어, 매디슨 스퀘어 등등이다. 그러한 파크나 스퀘어에 가보면 큰 나무들이 우거지고 단정한 벤치들이 시민들을 반긴다.
특히 14번가에 위치한 유니온 스퀘어에는 공원과 함께 세계적으로 이름난 서점이 하나 있다. 많은 뉴욕 시민들은 그 서점이 개점하는 시간에 맞춰 몰려드는데 그 들 중에는 자유기고가, 작가, 비평가, 교수 그리고 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도 있다. 서점 안에는 유명한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있고 노트북과 휴대폰을 벗 삼아 하루 세끼를 그곳에서 해결하며 지내는 이들도 있다. 그곳에는 모든 책들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으며 앉아서 독서 할 수 있는 테이블과 좌석도 충분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말이면 자리 쟁탈전이 치열하며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 사기위해 긴 줄을 감수해야한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에스프레소 커피와 함께 신간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매력적인 공간인 것이다.
대구시내의 한 대형서점에도 그 유명한 커피 전문점이 들어와 있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하다. 서점과 커피숍의 경계가 너무 명확해서인가? 내가 원하는 책을 골라 독서를 위해 커피숍으로 들어간다면 누군가가 제지할 것 만 같은 공간…. 우리의 도시를 좀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김관중(경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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