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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영남- '문화산책' 석성석교수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5/03/28
조회수
1014
영남일보 2005-03-26 [문화산책] 현대예술 감상의 자세 석성석(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 보통 사람들은 현대예술 하면 왠지 어렵고 난해하고 재미없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나 자신도 종종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구조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작품과 관객간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고민의 흔적을 최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관객에게 가까이 가는 예술을 통해 생활 속으로 더 다가서고자 한다' '관객과 함께 하는 예술' 등의 문구를 신문의 문화면 기사와 미술 전시 카탈로그에서 흔히 발견한다. 이 문구들 속에는 관객의 참여와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데, 그렇다면 지금껏 예술이 일반관객과 함께 하지 못했단 얘기인가? 물론 많은 예술행사가 일반 관객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저 혼자만의 잔치를 치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예술이 그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관객과 함께 숨쉬고 호흡해야 한다는 것은 예술 창작 과정에서 반드시 전제돼야 할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서야 하는지에 관한 '방법론'에 이르게 되면 혹시 우리들이 무언가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의심하게 된다. 얼마 전 한 예술인이 "수학이나 물리학이 어려운 것은 인정하면서 현대미술이 어려운 것은 왜 인정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 현대예술은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이 읽기의 난해함에는 현대예술의 정체성과 실존의 문제에 기인한 이유가 내재돼 있다. 단순히 가벼운 마음으로 마치 따뜻한 봄날 나들이 오듯이 현대예술을 감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나들이에는 '관람객의 능동적인 작품 읽기 노력' 또한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난해함을 인정하고 세심히 읽어 보려는 자세는 현대예술을 감상하는 관람객의 중요한 미덕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읽는 재미를 발견하는 것은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매력이다. 작품과 관객의 소통에는 이 노력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예술가는 관객에게 자기 돈 들여 상 차리고 그것도 모자라 관객에게 호객행위를 하며 밥까지 떠먹여 주는 사람이 아니다. 관객 또한 세살짜리 어린 아이가 아니다.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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