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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경북- 이해영교수 '시론'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5/02/14
조회수
1201
경북일보 2005 02 14 [시론]복 많이 받으세요 이 해 영 <경일대 행정학과 교수> 설날의 명절연휴를 보내면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의 하나가 복(福)일 것이다. 만나고 헤어지면서, 세배하면서 또는 그냥 간단히 인사하면서도 어김없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했다. 이 말을 하지 않으면 공연히 뭔가 하나를 빠트린 것 같기도 하고 또 해야 할 인사를 다 하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정초에는 ‘올해 신수가 훤합니까? 복 많이 받을 수 있을런지요?’ 하면서 온갖 점집이나 용하다는 보살집이나 왕꽃선녀님(?) 문지방을 부지런히 넘나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곰곰이 그리고 신중히 생각해야 될 것이 하나 있다. 스쳐지나가는 복 받으라는 인사에서도 보듯이 누구나 할 것 없이 복 많이 받기 위해서 아등바등하고 있지만 진작 복의 실체와 근본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그 복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내가 중심이 된 복의 실체를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복은 내가 만들고 내가 받는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나를 중심으로 하는 복이다.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할 때도, 우선 복을 많이 주었는지 생각해 보면 내가 받을 복을 알게 된다. 먼저 주지도 안 했으면서 받을 복을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헛일을 바라는 것이다. 씨를 뿌리고 종자를 심고 난 이후에 수학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받을 것만 생각하는 것과 같다. 모든 복의 근원은 심(植)은 이후에 원만하고 부족한 복과 덕을 갖추게 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실제로 자신이 그와 같은 복을 받을 종자를 심고 가꾸고 노력했기 때문이지 가만히 앉아 있는데 공짜로 굴러 들어온 복은 아니다. 때문에 복은 공짜로 혹은 대박 터져서 된 것이 아니라 내가 한 것이다. 때문에 인생살이에서 싫다고 남을 원망하거나 좋다고 나를 칭찬할 필요도 없다. 모두가 나를 중심으로 펼쳐진 복이다. 준 것이 있어야 받을 것이 있는 법이다. 그렇게 애지중지 하는 목숨도 마찬가지다. 남의 목숨을 귀하고 존엄하게 취급해야 자신의 목숨도 그와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지 남의 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취급하면서 자신의 베개나 이부자리에 목숨 수(壽)자 열개, 스무개 새겨서 잠을 잔들 목숨이 오래 보전될 수 없다. 그래서 좀 어감이 나쁜 의미로 복타령이나 사주팔자 타령은 나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남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발생된 것이다. 복이나 사주의 중심은 나기 때문에 필요한 복이나 필요한 사주를 내가 만들고 주조해 갈 수 있을 때 복과 사주는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내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나의 복이나 사주를 때와 장소에 맞추어 적절히 조절해 가면 된다. 이와 같은 사람이 군자이며 양반이다. 이와 같은 때를 일러서‘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를 두고서 중국 당나라 포대(布袋) 화상이, “내가 가지고 있는 포대기를 펼치면 온 우주를 덮을 수 있고, 접으면 내 마음대로 한다”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과는 관계없이 일이 벌어지거나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우연하게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원하든 원하지 안했든 무슨 일이 있거나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일시적이고 가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들의 인식능력이나 판단능력이 편협하고 일방적이어서 전체적인 것을 보거나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우연적으로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로 보일지 모르지만, 조용히 생각하여 균형된 판단과 감각을 찾아서 일들을 관찰하면 항상 중심에는 내가 있고, 내가 복이나 사주, 행복과 불행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곧바로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세상은 그리 시끄럽거나 요란스럽지 않다. 무슨 일이 잘되느니 못되느니, 죽이니 살리니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 사람은 좋고 저 사람은 싫고 하는 일도 없다. 이 결혼은 되고 저 결혼은 죽어도 안 된다고 울고불고 하지 않는다. 이것이 소위 양반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이다. 군자들이 사는 세상이다. 신사숙녀가 동경하는 세상이다. 이와 같은 세상이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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