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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영남- 윤정헌교수의 시네마 라운지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5/01/18
조회수
1351
영남일보 /위클리포유 2005 01 13 [시네마 라운지] '오션스 트웰브' 화려한 도둑군단의 유럽 나들이 설득력 떨어지는 플롯의 허약함 플래시백 수법으로 관객들 기만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폭넓은 인간관계를 자랑하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 트웰브'는 전편 '오션스 일레븐'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한다.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과 참모인 러스티 라이언(브래드 피트), 소매치기계의 떠오르는 샛별 라이너스 캘드웰(맷 데이먼) 등 11명의 오션 일당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거물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의 금고를 턴 지도 3년이 지났다. 자그마치 1억6천만달러의 거액을 서로 나눈 그들은 각자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조용히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멤버 중 누군가가 약속을 깨고 베네딕트와 내통하면서, 1억6천만달러를 되갚아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기한 내에 돈을 갚지 않으면 엄청난 복수를 하겠다고 베네딕트는 벼르고 있고, 나눠 가진 돈은 이미 바닥나 버린 상태. 할 수 없이 그들은 다시 한 번 한탕을 모의하게 된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러스티의 옛 연인이자 유로폴의 유능한 수사관 이사벨(캐서린 제타 존스)이 그들을 뒤쫓고, 자신이 최고의 도둑임을 자처하는 일명 밤여우, 프랑소와 뚤루(뱅상 카셀)까지 가세해 누가 세계 최고인지를 가리자며 오션 일당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이에 오션 일당은 대니의 아내 테스(줄리아 로버츠)를 영입, 최고의 한탕을 노리는 작전을 실행하게 되는데….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일사불란한 팀워크에 치밀한 플랜을 구사하며 '범죄의 미학'을 창출했던 전편에 비해 속편 격인 '오션스 트웰브'는 무대를 유럽(암스테르담, 파리, 로마)으로 바꾸고 보스의 아내를 '꾼들' 속에 포함시켜 1명의 자연수를 늘렸을 뿐, 그다지 주목할 만한 스토리라인을 펼쳐 보이지 않는다. 범죄 모의의 과정과 실행은 지극히 함축적이어서 관객들에게 함께 도둑이 되어 즐기는 쾌감을 선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마저도 영민한 여수사관 이사벨과 현대판 루팡 뚤루에 의해 실패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쳐 관객을 허탈하게 한다. 그러나 FBI 간부로 둔갑한 라이너스의 어머니가 돌연 등장해 이들을 구해 주고, 실패한 줄 알았던 '한탕'은 플래시백(과거 장면의 회상 기법)의 화면을 통해 잠시 관객을 기만한 쇼였음이 드러난다. 극장을 나서며, 갑자기 나타나 심청을 살려준 용왕과 암행어사가 되어 춘향의 위기를 구한 이몽룡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화려한 스타군단의 예약된 승리를 위해 개연성 희박한 억지 플롯을 고소설식 우연의 논리로 포장한 이 영화의 감독 소더버그가 혹 심청전과 춘향전을 읽었을까 하는 기대에 찬 의구심(?)이 들었다. 윤정헌(경일대 미디어문학과 교수) sijeongjun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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