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매일- 좁은문 뚧은 그들은..
- 작성자
- 이미경
- 작성일
- 2004/11/30
- 조회수
- 1620
매일신문 2004 11 29
기획탐사팀-(중)좁은 문 뚫은 그들은
"취업 기다리면 옵니까. 철저히 준비하고, 직접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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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로또복권’이 아니다. 취업마인드를 일찍 키우고, 미리 준비한다면 취업 기회는 반드시 돌아온다.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내린 결론이다.
<대구대 산림자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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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되지 않은 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고정관념을 뒤엎었다. 취업률 80% 이상(정원 40명)으로 이 대학의 평균 취업률 55%를 상회하고 있다. 학과 홈페이지에는 ‘사람구하기’광고가 넘쳐난다. 졸업생을 배출한 지 13년째인 학과는 재학생들이 졸업생들과 긴밀한 취업 네트워크를 구축, 사회진출의 기회를 넓혀왔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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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천 등 수도권 소재 졸업생 54명이 주축이 된 ‘인동모임’ 경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수시로 목재업계의 동향과 채용 정보를 수집,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공무원 배출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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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명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등 전국에서 활동 중인 선배 공무원들이 100여명에 이른다는 것. 재학생들은 대구경북 산림공무원 모임인 비호임우회와 서울, 울산, 대전, 강원 등 지역별 모임 선배들을 정기적으로 초청, 특강을 가지고 있으며 선배들도 공무원 임용 정보를 수시로 알려주고 있다. ‘학과 취업 박람회’도 매년 열고 있다. 해마다 100여명의 졸업생들이 과를 방문, 직종별 부스를 만들어 즉석 면접을 통해 채용을 하고, 취업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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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사진전공 4학년 14명은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간 국내 사진가 1번지인 서울 충무로에서 ‘취업 전시회’를 열었다. 취업 기회를 스스로 찾아 나선 것. 광고관련 오너 및 취업 담당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 동안 갈고 닦은 ‘자신들의 가치’를 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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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올 학기 초부터 촬영용 소품에서 무대 세트까지 직접 제작했고, 2학기 들어 광고업체 주소록을 만들어 자신의 사진 포트폴리오 등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수도권의 광고 관련 업체에서 활약 중인 선배 30여명에겐 헤드헌터의 임무도 맡겼다. 그래서 이날 전시회는 기업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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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14명 중 진정아씨 등 3명이 취업성사 단계에 있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도 기업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학생들은 기업 관계자들의 마음을 굳히기 위해 내달 서울에서 취업을 위한 졸업작품전을 다시 열 예정이다. 진정아씨는 “마냥 기다리면 취업은 없다”며 “자신의 가치를 적극 알려 취업 기회를 넓히는 것이 취업준비생의 자세”라고 했다.
<경북과학대 포·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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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안 되면 이상한(?) 포장과의 취업동아리이다. 11명으로 구성된 포장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포장과의 정예들. 2학년 중 85%가 취업을 확정했는데, 포연사 멤버들은 전원 취업에 성공했다. 더욱이 모두 대기업이나 국내 중견기업에 입성한 것. 이들 역시 취업을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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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용기 설계 및 개발, 국내외 전시회 작품 전시 등을 통해 경력을 쌓은 것. 포연사는 의장등록 3건, 실용신안 2건의 실적을 갖고 있다. 또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 작품 출품, 주요 기업과의 포장연구 용역 체결 등의 노력으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아이템 개발비 지원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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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연사는 지난 10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쿄 국제포장박람회에 참가해 포장산업에 대한 국제적인 안목을 넓히기도 했다. 회장 이신애(22·여)씨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장 경험을 통해 단순 취업이 아닌, 이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포연사의 노력은 포장과가 교육부의 특성화재정사업에서 단일 학과로는 처음으로 올해부터 3년간 60억원의 사업비를 따낸 바탕이 됐다.
<대구산업정보대 아프로디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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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신입생을 뽑은 뷰티케어과의 취업동아리다. 새내기(55명)지만 이들 역시 취업에 승부를 걸었다. 메이크 업, 헤어, 피부관리 등 3개 분야의 멤버들은 지난 10개월 동안 철저한 자기개발을 통해 모두 2, 3개씩의 관련 자격증을 따냈다. 10개월의 시간은 취업 준비를 위한 연속이었다. 주말과 휴일은 시내 유명미용실에서 현장 실습으로 보냈다. 지난 여름 중국 선양에서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국제미용대회에서 멤버인 여혜민씨가 메이크 업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내 전화국에 근무하며 야간을 다니는 여씨는 “취업과 동시에 스타일리스트 꿈을 키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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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시장배 미용대회에선 멤버들이 헤어 및 메이크 업 부문에서 금·은·동을 휩쓸다시피했다는 것. 멤버들은 배움의 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지난 5월 경주의 ‘내 남자의 로맨스’ 영화촬영장에 멤버 모두가 참가해 분장 실습을 하기도 했다.
<멕시코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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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실무스페인어 전공 장현미(25·여)씨는 내년 1월 17일 멕시코 제 2의 도시인 구와달라하라로 떠난다. 연봉 2만4천 달러, 숙식 및 차량 제공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해외취업에 성공한 것. 6년 간의 철저한 취업 준비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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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고향인 장씨는 입학 전 이미 스페인어 공부로 진로를 결정했고, 대학 새내기때부터 해외 취업에 생활의 모든 초첨을 맞췄다. 어학원 등을 다니며 착실히 실력을 다졌고, 미래의 ‘현지 적응’을 위해 1999년 멕시코 아우또나마 대학 외국어학당에서 스페인어 코스를 밟았다. 국내에서 1년간 ‘어학 유학’을 더 한 뒤 복학, 해외취업 실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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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대학의 스페인어 인증시험과 멕시코 우남대학에서 실시하는 스페인어 시험(EPLE)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멕시코 구와달라하라의 한국계 회사가 인터넷과 장씨가 다니는 학과에 구인정보를 의뢰했고, 장씨는 지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한 것. 장씨는 “철저한 계획과 일관된 노력을 하는 자에겐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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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사팀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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