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대구- 강형구 교수의 '대구시평'
- 작성자
- 이미경
- 작성일
- 2004/11/18
- 조회수
- 1479
대구일보 2004 11 16
<大邱時評> 다양한 가치의 인정
모든 인간은 각자의 인격과 존엄성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것은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이나 국가 사이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서로 다른 가치들이 인정되어지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어 보인다.
요즘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집단 이기주의나 가치관이 상실된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정치권에서부터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거나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다양한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은 친구가 다니는 좋은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부끄럽지 않고, 직업에 따라 개인의 가치가 가늠되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힘든 일은 무조건 기피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현상들, 한쪽에선 일할 사람이 없어 난리고, 또 한쪽은 직업을 구하지 못해서 난리를 치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기현상들은 우리가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한번쯤 돌이켜 보게 한다.
현재 세계적인 어패럴 브랜드로 성장한 베네통 그룹이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뉴욕을 보더라도 그 모든 것이 다양한 문화와 가치들을 인정하고 그것을 하나로 담아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베네통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United Colors of Benetton'이라는 기업의 가치관 때문이 아닐까. 세계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생겨나는 차이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기업이념이 오늘날의 베네통을 있게 한 것이다.
또한 뉴욕이 세계의 금융과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질적인 여러 나라의 문화를 수용하고 절충시키는 놀라운 흡입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21세기는 더 이상 획일적 사고로는 살아갈 수가 없다.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보다는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앞으로는 더욱 더 우리 사회에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여 주는 풍토가 만연하게 되길 기대한다.
강형구(경일대학교 인테리어조형디자인학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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