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경북-이범관 교수의 '오피니언''
- 작성자
- 이미경
- 작성일
- 2004/11/04
- 조회수
- 1531
경북매일 2004 11 02
[오피니언] 시론 / 칼럼
[ 정부는 영토에 대한 과거사부터 규명하라 ]
최근 나라 안의 분위기가 매우 침울하고 국민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다. 따라서 어느 해보다도 팔공산의 가을은 황량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이유는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개혁이라는 잣대를 국가의 구석구석까지 들이대고 있으나, 그러한 개혁들이 경기침체와 맞물려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전공하는 영토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수도이전에 대한 위헌결정을 한 이후 정부와 여당의 태도가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왜, 이처럼 참여정부의 강성이 청일간의 담합에 의해 체결된 간도협약의 위헌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분쟁은 마찰을 전제로 하는 것>
우리는 어떻게 우리나라 옛 영토인 간도지역을 되찾을 것인가? 최근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과거사를 규명하려는 참여정부의 모습에는 간도지역이 없다. 왜, 가장 시급한 영토문제에 대한 과거사를 뒤로 하고 인적인 과거사를 먼저 규명하려고 하는지 묻고 싶다. 도대체 문민정부는 엄청난 국익인 영토를 포기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현 참여정부는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게 군림하는 그런 정부란 말인가.
<인류의 역사는 영토쟁탈의 역사이다. >
분쟁은 어차피 마찰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중국과의 마찰을 현 정권이 기피하거나 유예하는 것은 개혁정부의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우리 선조들은 1712년 이미 간도지역에 백두산정계비를 세우고 확실한 경계표지를 하였다. 그러나 이후 1885년과 1887년에는 중국과 토문강의 위치에 대한 의견의 불일치로 경계분쟁이 시작되었고, 1905년 한일간의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됨으로써 간도의 영유권문제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대리하여 1909년 9월 4일 만주의 철도부설권과 광산개발권을 얻는 대가로 간도지역을 중국에 넘기게 되었다.
<정부, 간도 땅 규명 먼저 해야>
참여정부의 과거사 규명은 대물적인 측면에서 간도 땅에 대한 영토문제부터 규명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왜냐하면, 시기적으로 대인적인 과거사 규명은 국내의 분열을 낳고, 대물적인 측면에서 간도의 영토문제를 규명하는 것은 국내의 결집을 낳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과거사 규명에 대한 방법과 시기에 대한 우선순위를 다음과 같이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 즉, 대내적인 문제보다는 대외적인 문제를, 인적인 문제보다는 물적인 문제를, 명분보다는 실익을,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경제적인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철저하게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이것이 침묵하는 다수들이 원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이범관 경일대 교수·한국지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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