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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영남- 윤정헌교수의 '시네마 라운지'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4/10/20
조회수
1632
영남일보 <위클리 포유> 2004 10 20 [시네마 라운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첫사랑 상처 다룬 일본식 사랑학 개론 잊힌 사랑을 되찾기 위한 시간여행 현재와 과거의 사랑 교차적 의미 탐구 결혼을 앞두고 있는 리츠코(시바사키 코우)는 어느날 이삿짐 속에서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고는 약혼자인 사쿠타로(오사와 다카오)에게 짧은 편지 한 장만을 남겨두고 사라져버린다. 그녀의 뒤를 쫓는 사쿠타로. 하지만 그곳은 사쿠타로의 고향이자, 첫사랑 아키와의 추억이 잠들어있는 '시코쿠'다. 일본열도에 욘사마 열풍이 불고 있는 이때, '러브레터'의 사랑 방정식에 금박을 입힌 또 한편의 일본식 멜로영화가 우리 곁으로 찾아들었다. 결혼을 앞둔 신부의 잠적으로 첫사랑 연인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을 다룬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자연적 시간과 영화적 시간의 교차를 최대한 활용한 일본식 사랑학 개론이다. 결혼을 앞둔 현재의 사쿠타로가 리츠코를 찾아 고향 시코쿠로 가는 여정은 18년 전 고교시절의 첫사랑 아키와 비련의 상처를 더듬어가는 기억여행이다. 워크맨 테이프로 음성편지를 주고 받으며 80년대식 하이틴 애정 풍속도를 연출하던 이들의 사랑을 갈라 놓은 건 아키의 '백혈병'. 세상의 중심이라던 호주 울룰루를 동경하던 아키는 끝내 숨을 거두고 그후 성인이 된 사쿠타로는 리츠코를 만났던 것. 리츠코의 잠적이 아키와 사쿠타로의 비련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액자로 장식되면서 영화는 탄력을 받는다. 리츠코의 어머니와 아키가 같은 병동에 입원한 인연으로 어린 리츠코는 아키의 음성편지 심부름을 하게 되는데, 아키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음성편지를 전달하러 가던 태풍 불던 날 리츠코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영영 이를 전달하지 못하게 된 것. 결혼을 앞둔 리츠코가 세월의 단절을 뛰어넘어 마지막 음성편지를 전하러 시코쿠로 간 날 마침내 사쿠타로와 둘은 잊힌 세월의 뒤안길에서 감격적인 해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지난 세월의 마지막 정리를 위해 아키의 유분을 뿌릴 울룰루로 함께 향한다. 극적 영화는 시간적 순서에 의한 스토리식 배치보다 인과적 순서에 의한 플롯식 배치로 관객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이해를 돕는데 일조한다. '러브레터'나 '클래식'처럼 이 영화도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을 자연적 시간 순서에 의해 스토리식으로 전개하지 않고 현재의 사랑 속에 과거의 사랑을 매치시킨 후 이를 다시 교차시킨 플롯식의 영화적 시간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그리하여 리츠코가 간직한 마지막 음성편지의 의미를 확장시키고 세 사람의 관계를 융화시킴으로써 관객들의 감수성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윤정헌<경일대 미디어문학과 교수>sijeongjun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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